성폭력 문제에 대한 사회복지적 개선방안
현재 성폭력 문제에 대한 사회복지 차원에서의 서비스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우선 성폭력 문제에 대한 사회복지 서비스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어 있으며, 이러한 인식에 따라 서비스 제공기관이 미비하며, 따라서 서비스의 내용도 빈약하고 전문성과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성폭력에 대한 사회복지적 차원에서의 전략을 정책적 측 면과 임상적 측면의 두 측면에서 제시해 보고자 한다.
가. 성폭력 문제에 대한 정책적 접근
성폭력 문제에 대한 사회복지 차원의 대처를 위해서는 서비스 조직체계의 확립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성폭력 특별법에 의해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정책적 지원의 법적 근거는 마련되었으나, 앞서 지적했듯이 임의조항이어서 그 실효성이 낮다. 앞으로 성폭력 피해자를 위해 좀더 효과적인 서비스가 주어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성폭력 상담소와 보호시설의 확충 및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민간 차원에서 행해지고 있는 성폭력상담소에 대한 정책적 지원, 특히 재정적 지원을 통해 성폭력 상담이 좀더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해야 하며,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일시보호소를 설치하여 집단보호 및 치료, 그리고 재활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사회사업가 등에 의한 아동 성폭력 신고제가 도입되어야 하고 피해아동을 위한 특수 위탁시설이 필요하다. 아동의 성폭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며 또한 아동 성폭력이 아는 사람에 의해 행해지는 경우가 많아 신고의 방해를 받기가 쉽다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아동상담기관 등이 아동 성폭력을 사법당국에 신고할 수 있는 성폭력 신고제의 도입이 요청된다. 그리고 성폭력 피해 아동을 보호·치료할 수 있는 특수 위탁보호가정이나 시설의 설치가 필요하다.
셋째, 성폭력 서비스 관련 전문가를 위한 훈련 프로그램의 마련이 필요하다.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서비스는 매우 포괄적이고 전문적인 능력을 요구하나, 현재의 성폭력 서비스 관계자들은 대부분 자원봉사자들로서 그 전문적 자질과 훈련이 부족하다. 효과적인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서비스를 위해서는 각 전문분야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개입기술을 습득 할 수 있는 훈련 프로그램 혹은 훈련 센터의 마련이 필요하다.
넷째, 의료, 사법, 사회복지 서비스 간의 연계 및 조정이 필요하다. 성폭력 피해자가 성폭력 피해 후 거치게 되는 병원, 경찰서, 법원, 상담기관, 일시보호소 간의 효과적인 연계와 의뢰체계가 확립되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신속하면서도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서비스의 제공이 필요하다.
나. 성폭력 문제에 대한 임상적 접근
성폭력 문제에 대한 사회사업의 임상적 접근은 성폭력 피해자, 성폭력 피해자의 가족, 그리고 가해자에 대한 접근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치료적 접근은 위기개입적 성격을 띠며, 각 단계별로 구체적 서비스와 연계하여 개인 혹은 집단 상황하에서 다양한 치료적 접근을 하게 된다.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개입은 초기단계에서는 신고접수를 받아 피해상황에 대한 기초조사를 하고, 병원에 의뢰하여 신체검사를 받게 한다. 그 후 중간단계에서는 신체적 상해에 대한 치료를 하고, 성폭력 치료를 위한 임상적 개입을 개인 혹은 집단 수준에서 실시하고, 일시 보호시설의 알선 등 사회적 지원과 더불어 교육적, 법적 지원을 병행하며, 마지막으로 사후관리 단계에는 피해자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사회재적응 과정을 점검해야 한다.
성폭력 피해자가 정상적으로 사회에 재적응하는 것을 돕기 위해서는 피해자 가족에 대한 가족치료적 접근도 병행해야 한다. 피해자 가족치료는 가능한 한 모든 가족 구성원이 치료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며, 성폭력으로 받은 정신적 충격에 대한 치료내용과 성폭력 및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하도록 하여 피해자가 가족 내에서 재적응하는 데 적극적 도움이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성폭력 문제에 대한 임상적 접근은 주로 피해자에게만 초점이 있었으나, 성폭력의 재발을 방지하고 성폭력 가해자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가해자에 대한 치료적 접근도 필요하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지원이 요청된다.
성폭력은 피해를 당한 여성 개인에게는 물론이거니와 사회 전체에도 심각한 결과를 가져온다. 성폭력을 당한 여성 개인에게는 공포·우울·불안·모욕감·복수심·남성혐오감·성관계의 어려움·불면·소화장애·두통 등을 가져오고, 인간관계의 손상이나 직장상실 등의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사회적으로는 직장 내에서 행해지는 추행의 경우 여성들의 근로의욕을 떨어뜨리고, 밤늦게 일해야 하는 직장에 대해서는 선택을 꺼리게 한다. 결과적으로 남녀간 또는 사회구성원 간의 불신감을 조장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심각한 실태에도 불구하고 성폭력에 대한 오해와 그릇된 통념들이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 "강간은 정숙하지 못한 여성들의 옷차림이나 행동 때문에 일어난다" "남성은 순간적인 성충동을 억제할 수 없어 강간한다" 등은 강간이 어린이나 노인까지를 대상으로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에 의해 더 많이 발생하고 있어 허구임이 명백해졌다. 따라서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성을 남성과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 여기며, 성폭력은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 행위임을 올바로 인식하고 성차별적 관행과 제도를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성폭력에 관한 사회복지적 지원 및 개선이 시급하다.